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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3 피해자와의 관계_김민 용의자 2. 아내 김민 : 살해된 보스의 아내. 남편과 내연녀의 불륜관계를 알고 있다. by 문아람 남편은 남의 편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내 편은 돈! 이것들은 날 배신하지 않는다. 남편은 여자가 매번 바뀐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차피 쇼윈도 부부 생활을 27년간 해온 사이다. 그러나 이혼만은 안 된다. 재산 분할? 꿈도 꾸지 마라. 남편의 재산은 모두 아버지가 만들어준 것. 본래는 내 것이다. 여자라서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고리타분한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수행 비서였던 지금의 남편은 우연히 아버지의 눈에 들어 나와 결혼했다. 난 남자를, 남편을 원한 게 아니었다. 아버지의 회사, 재산, 그리고 권력을 원했으니까. 남편은 결혼 후 본색을 드러냈다. 잔인했고 가차 없었다. 정계, 재계를 가리지 .. 더보기
2_#2 피해자와의 관계_강태식 용의자 1. 파라다이스파 보스 강태식 : 두 세력 간에 알력 다툼이 있다. by 김도현 “형님.”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명태냐, 그래. 그년이 뭐라고 말하던?” 오성범이 그랜드 호텔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녀석이 죽었다는 소식이 예상치 못한 소식은 아니었다. 녀석의 목숨을 노린 건 다름 아닌 나였으니까. 그런데 녀석이 죽은 날짜가 내가 예정했던 날과 차이가 났다. 이래서는 곤란했다. 때문에 녀석의 죽음을 사주한 그년에게 전화를 걸라고 지시했다.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오성범이 예정보다 일찍 죽어 자신도 당황스럽다고.” 박아영과 통화를 마친 명태가 말했다. “그래, 일단 알았다고 전해.” “그리고 형님.” “왜?” “밑에 애들 말로는 저희 구역에 짭.. 더보기
2_#1 피해자와의 관계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 김상도의 목격자 탐문 일지. by 임동일 사건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범인은 늘 가까운 곳에 있다. 치정 또는 원한관계, 금전적인 이득과 관련된 사건이라면 범인을 찾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피해자의 주변인물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해자의 동기를 찾는 일이다. 가해자의 동기는 꽤나 다양하다. 특히, 오성범처럼 주변에 적이 많은 인물에게는 특정할 수 있는 용의자의 수만큼 동기도 늘어나게 된다. 동기를 가진 자는 살인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행동한다. 하지만 나는 그와 반대이다. 역설적이지만 내가 하는 행동은 범인을 잡기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이다. 내 목표는 숨겨진 진실을 찾는 일이고, 살인사건이라는 동기가 살인범을 쫓는 행동이 된다. 결코.. 더보기
1_#5 목격자의 증언_강소라 목격자5. 프론트 직원 강소라 : 호텔에서 정치인의 강연회가 있었다고 증언 by 임동일 “어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프론트 앞에 서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불심검문이라도 하는 거야?’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호텔 로비에 떡 버티고 서있었고, 진술을 받는 모양인지 몇몇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찰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다. 평정심을 갖으려고 애를 써 봐도 싱숭생숭한 마음은 감춰지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사건이 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라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VIP 고객이 숙소에서 죽은 채.. 더보기
1_#4 목격자의 증언_박도일 목격자4. 주차도우미 박도일 : 피해자의 아내가 발레파킹을 맡겼다고 증언 by 임동일 “하여간 요즘 것들은…….” 주차장 밖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고급세단을 보고 있자니 입안에서 욕지거리가 맴돌았다. “안 그래도 사고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구먼.” 어린놈이 젊은 처자를 태우고 호텔을 들락거리는 꼴을 볼 때마다 아니꼬워서 부아가 치밀었다. 부모 잘 만난 덕에 호위 호식하는 놈들을 상대하는 일은, 호텔에서 일한지 5년이 넘도록 적응 되지 않는 일 중 하나니까. “참나, 더러워서 이 짓거리도 못해먹겠구먼!” 분을 삭이지 못하고 넋두리를 내뱉는데 남성고객 한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네, 고객님. 차량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남자의 말에 응대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호텔 안에서 나온 .. 더보기
1_#3 목격자의 증언_이진성 목격자3. 벨보이 이진성 : 피해자의 내연녀가 황급히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 by 조경선 나는 조금 긴장한 상태로 호텔 앞에 서 있었다. 방금 들어온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노신사가 내렸다. 나는 운전기사에게서 두툼한 가방을 건네받았다. 버버리 가방이었다. 노신사가 멋들어지게 걸친 외투 브랜드도 버버리였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올라가고 스위트룸까지 안내하는 동안 나는 줄곧 예의바르게 행동했다. 예의바르면서 미소를 띠는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그것이 노신사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노신사는 내가 예의바르며 듬직한 청년이라고 칭찬을 했다. ‘호텔을 찾는 손님들에게 싹싹하게 굴 것과 항상 겸손하게 행동할 것!’ 내 전임자가 철저히 가르친 것들이다. 처음에는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더보기
1_#2 목격자의 증언_이주영 목격자2. 레스토랑 직원 이주영 : 로비에서 상대 조직 보스와 비서를 보았다고 증언 by 김도현 “하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갑자기 떨려오는 오른손에 스스로를 다잡는다. 어제 이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한 손님이 죽음을 맞이했다. 들리는 바로는 청소 아르바이트생 한가연이 방안에 쓰러져있는 손님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흐읍, 후우.” 천천히 숨을 골라 마음을 진정시켰다. 호텔에는 수많은 손님들이 머물고 있다. 때문에 그 중 한명이 죽었다한들 나와 연관되는 일은 웬만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웬만하면 말이다. "내가 왜 그 손님한테 음식을 가져다 줬을까." 당시에는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지금 와서는 무척이나 후회가 된다. 룸서비스를 주문하신 손님이 있었다. .. 더보기
1_#1 목격자의 증언_한가연 목격자1. 청소아르바이트생 한가연 : 피해자를 처음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증언. by 문아람 “오늘, ‘그랜드 호텔’ VIP실에 루키 오빠 묵음.” 떨리는 손가락을 진정시키며 SNS에 글을 올리자 순식간에 소식이 퍼졌다. 일부 팬들은 대포를 준비했다며 바로 오겠다고 했고, 인증샷이 없으면 믿지 않겠다는 댓글도 있었다. ‘하! 핸드폰만 고장 나지 않았다면 오빠사진을 찍었을 텐데, 씨발.’ 난 세상을 잃은 사람처럼 우울했다. “고결한 루키 오빠의 사진을 담지 못하다니!” 이게 다 레스토랑 시다바리 이주영 그놈 때문이다. 사람이 싫다고 어느 정도 말했으면 염치가 있어 야지. 이 새끼는 눈치도 없고 개념도 없다. 어떻게 하면 오빠와 마주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래. 난 아직 일이 서투니까 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