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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진실의 조각

책 속으로

나는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잊고 내 상상이 만들어낸 기억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가면과 존재에 대한 혼란을 잊고 새로운 기억을 써 내려가면 될 것이다. 새로 만들어질 기억이 낯설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가면을 쓴 뒤 한동안 다른 사람의 옷을 입어서 몸에 맞지 않는 듯한 거북함이 들었지만, 낯섦과 어색함도 어느새 익숙함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그렇듯 새로 돋아난 기억도 언젠가는 내 몸에 꼭 맞게 변조될 것이다. 그리고 망각 속으로 지워지기를 반복하며 먼 과거 속의 편린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하여 변명이 거짓말을 만들고, 거짓말이 비밀을 만들며, 망각과 착각이 또 다른 기억을 만들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살아내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진실의 조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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