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1. 상대 조직보스 강태식 : 두 세력 간에 알력 다툼이 있다.
by 김도현
“이거 오랜만이지, 김상도.”
“강태식.”
나의 부름에 김상도가 썩은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그토록 잡고자하는 인물이 버젓이 눈앞에 있는데 잡지를 못한다.
나로서는 그 사실이 너무 유쾌해 미소를 띠지 않을 수 없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분이 선량한 시민한테 그런 표정을 지으시면 안 되지. 안 그런가?”
“강태식 네가 선량한 시민이라고?!”
김상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는 게 딱 봐도 화를 억누르고 있다.
“그럼, 세금도 때먹지 않고 제때 잘 내고 이쪽 세계에서 나 같은 사람 별로 없어.”
“농담하지 마. 강태식! 2년 전 일을 아직도 잊었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형사나으리. 그때도 말했지만.”
나는 얼굴을 김상도의 얼굴 앞까지 가져가 그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그랬다는 증거가 있냐고? 그리고 그쪽에서도 말했잖아, 내가 그러는 건 불가능하다고.”
“그건.”
말문이 막힌 녀석의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무척이나 성가신 녀석이라고. 그 일이 마무리 된지 2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그 일이 집착을 하다니.
“그때 일 때문에 부른 건 아닐 거고, 이쪽도 바쁜 사람이니 쓸 때 없는 말은 삼가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지.”
“아아…”
그제야 정신을 차린 녀석이 나를 응시하며 물었다.
“오성범 네가 죽였냐?”
“이것 참 직설적이군.”
형사라는 놈이 다짜고짜 사람을 죽였냐고 물어보다니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만하다.
“그에 응해서 답하자면 내가 죽이지 않았지. 이번일은 나도 참 당황스럽다고. 그리고 내가 이번 일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이렇게 어중간하게 이권을 먹지 않았지.”
나의 대답에 무언가를 생각하던 김상도가 질문을 건넸다.
“오성범이 살해된 그 날 어디서 뭘 했지?”
“이제야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군. 뭐 별거 없었어. 어느 때처럼 우리 구역을 둘러보며 문제 될 만한 일이 있나 살펴본 다음에 만날 사람이 있어서 좀 만났지.”
“그 만날 사람이란 건?”
“뭐 옛날부터 알던 사람.”
나의 무신경한 대답에 김상도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고.”
그의 물음에 나는 크게 웃으며 답했다.
“설마, 그 사람의 정체를 물어보는 건 아니겠지. 이쪽 사람들한테 그런 걸 묻는 건 실례지. 더군다나 한 조직의 장이되면 더욱 말이야.”
“강태식, 너는 지금 취조를 받는 거야 솔직하게 말해.”
나는 애써 웃음을 멈춰가며 말했다.
“그래, 내가 솔직하게 말했다고 치자. 그럼, 앞으로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게 무슨 말이지.”
“끄나풀이라는 게 말이야. 우리 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나는 보이지는 않지만 나를 보고 있을 이들을 있는 곳을 바라봤다.
“내가 입을 여는 순간, 그 사실이 위쪽 귀까지 올라갈 거고, 심기가 상하신 높으신 분이 앞으로 사사건건 시비를 걸 거라는 이야기지.”
“……”
“뭐 그래도 형사 나으리와의 정이 있는데 이것만큼은 이야기를 해줄게.”
“……”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 일은 진짜로 모르는 일이야. 만약 이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방향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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