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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RPG 스토리텔링 <사건의 재구성 : 사건번호X>

2_#2 피해자와의 관계_강태식

용의자 1. 파라다이스파 보스 강태식 : 두 세력 간에 알력 다툼이 있다.

by 김도현

 

형님.”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명태냐, 그래. 그년이 뭐라고 말하던?”

오성범이 그랜드 호텔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녀석이 죽었다는 소식이 예상치 못한 소식은 아니었다. 녀석의 목숨을 노린 건 다름 아닌 나였으니까. 그런데 녀석이 죽은 날짜가 내가 예정했던 날과 차이가 났다.

이래서는 곤란했다. 때문에 녀석의 죽음을 사주한 그년에게 전화를 걸라고 지시했다.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오성범이 예정보다 일찍 죽어 자신도 당황스럽다고.”

박아영과 통화를 마친 명태가 말했다.

그래, 일단 알았다고 전해.”

그리고 형님.”

?”

밑에 애들 말로는 저희 구역에 짭새놈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답니다.”

“······”

어떡할까요?”

일단 내버려둬.”

알겠습니다.”

명태가 나간 것을 확인한 나는 천천히 이 일의 전말을 되짚어나갔다.

 

시작은 조덕구의 전화로부터였다.

녀석은 무슨 바람이 들었던 건지 오랜 시간 동안 사냥개로 써오던 오성범의 죽음을 원했다.

오성범의 죽음은 나도 바라는 바였고 일을 무사히 마친다면 녀석을 향했던 비호를 내게 고스란히 준다니 나쁜 거래는 아니었다.

박아영 그년은 자신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니, 그러면 유서준 그놈이 한 일인가?’

본래의 계획은 박아영을 통해 오성범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졸음운전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일과는 별개로 따로 작업 중인 일이 있었는데, 오성범의 비서 유서준을 획책해 오성파를 무너뜨리는 일이었다.

잘 생각해보니 그 놈에게 그 이야기를 해준 날 오성범이 죽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먹혔나보네.”

덜덜덜

생각이 깊어질수록 오른쪽 다리가 세게 떨린다.

오성범은 죽었고 유서준 역시 혼란스러운 상황. 이번 사건 때문에 짭새들이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녀 우리 쪽 역시 정신이 없지만 그건 저쪽 더 할 거다.

움직이자.”

녀석들의 이권을 집어삼키려면 지금이 적기다. 짭새들이 돌아다니는 만큼 위험부담도 크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정도로 판이 크다. 일이 잘못되면 밑에 에들 몇 명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런 푼돈을 잃을까 봐 이런 판을 놓칠 수는 없다.

명태야!’

부르셨습니까! 형님.”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온 명태에게 말했다.

애들보고 작업에 들어가자 그래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먹어보자고.”

오성범을 누가 죽였는지는 내게 중요치 않다. 박아영이 죽였든, 아니면 유서준 그놈이 죽였든, 중요한 건 이번 일이 내게 큰돈이 된다는 거다.